반응형 빈손1 '줄의 운명'2/오정순 수필/스폰지/나팔꽃/빈손/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다/행복하게 사는 법 그의 이름은 스폰지이다. 그는 위엄을 떨지 않으며 준엄하게 위압하지도 않는다. 언제나 자신을 비우고 부드럽고 편안하게 남을 기다린다. 공의 사상으로 다져진 그의 성미는 밀어낼 줄을 모른다. 물을 엎지르며 인내를 시험하는데도, 아는지 모르는지 말없이 적셔 간다. 더 품을 수 없을 때까지 견디다가 한 귀퉁이로 조금식 흘려 보내는 모습에 숙연해진다. 부딪쳐도 소리없이 자리를 비켜 주거나 나동그라질 뿐이다.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촉촉한 성품을 흡인하는 실력과 압력을 참아내는 데는 감히 따를 자가 없다. 넓지 않아도 좋다. 검은 씨앗 하나 품을 땅이면 족하다. 돌벽에 뚫린 물구멍으로도 고개 내밀고 하늘 향해 부지런히 달리고 싶어하는 열망, 삶의 방향이 불투명한 날의 해를 맞으면서도 휘청거리는 몸짓으로 펼치기 좋.. 2022. 11.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