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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쓰는 시/자연(4계절)50

'저미도록 추운 봄.나의 어머니를 기리며. 나의 사모곡. 쉬지 않고 세차게 내리치는 찬바람 겨울 한 가운데서. 피할 곳이 없는 좁은 그 도로 위 당신. 그 모진 바람과 추위의 혹독함만이 당신을 맞이 한다. 하지만 그 정도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노상 위 가녀린 콩나물을 펼쳐 놓고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린다. 콩나물만이 에는듯한 겨울 삭풍을 알고 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 그 곳에 서게 한 것이리라. 혹독한 겨울을 온 몸으로 마주했던 당신에게 과연 따스한 봄은 있기나 했을까. 부서진 손과 발을 볼 때마다 당신의 삶엔 추운 겨울만 존재한 것 같다. 내게 찾아온 따스한 봄이 이토록 가슴 저미게 한다. 따스한 봄을 이야기 하는 것 조차 당신에게는 사치였다는 것을. 추운 겨울 한 몸으로 견뎌내신 당신이셨기에. 2024. 5. 2.
<겨울 독감, 아들과 아내 그리고 나의 어머니> 혹독한 겨울, 독감으로 고생하는 아들을 향한 아내의 모성애. 그런 아내의 모습에서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잠이 오지 않는가 보다. 아니 잘 수가 없었을 것이다. 추운 겨울에도 짧은 옷 입고도 아픈 줄 모르던 막내. 그럴 때면 어찌나 말이 많고 쉼없이 움직이는지 정신을 빼놓곤 했다. 그러던 아들이 있는지 없는지 아무 말 없다. 기침 소리 끙끙 앓는 소리만이 간혹 고요를 깬다. 아내는 그런 아들 모습에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마치 자기 자신이 아픈 것처럼. 기침 소리에도 가슴 철렁하고 앓는 소리에는 마음 마저 무너졌을 터. 자식이 아프면 그렇게 아파하는 이. 그 이름 어머니. 어두운 얼굴을 묻고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는 말없이 나선다. 찬 바람 휘몰아치는 겨울 추위도 잊어버린 듯. .. 2024. 1. 3.
‘눈이 내리면 당신이 그립다’ 아버지 ‘눈’ 어린 시절, 눈이 내리면 아침 일찍 일어나 집 앞마당 쌓인 눈을 쓸고 동네 어귀까지 쓸던 추억. 그 속에서 아버지를 그리며 그 아름다운 기억 속에서 그리운 아버지를 만나다. 눈이 소복히 쌓이면 그대가 그립다. 눈과 함께 내 마음에 쌓이는 당신을 향한 사무친 그리움. 새벽녘 쌓인 눈밭이면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내야 한다. 막내야 막내야 당신의 외치는 목소리가 잠을 깨운다. 행여 눈길에 미끌어질까. 지나가는 이웃 넘어지지 않을까. 집 앞마당을 지나 동네 모퉁이를 돌아 길 입구까지 숨 몰아쉬며 눈과 사투를 벌이던 그 시절. 이웃을 생각하시던 당신의 따뜻한 마음. 우리 가족을 너머 동네가 한 가족이었던 아름다운 추억. 소복히 쌓이는 눈과 함께 그리움이 내 안에 쌓이면 기억 속에서 당신과 만난다. 눈은 그리움이다. 2023. 12. 27.
어머님의 하나 뿐인 삼촌 만나다. 천안 어머님과 함께 외삼촌 만나러 천안 가는 전철 안에서… ———————————- 온 세상이 모두 꽁꽁 얼어버린 12월 끝자락.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어머니 천안 오빠를 만나러 가는 그 길. 사랑하는 오빠를 향한 뜨거운 마음은 이미 한여름인 것을. 춥지 않을까. 노구의 몸 상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 그 뜨거운 마음은 한가득 선물 보따리에 담아 무거움도 잊게 한 듯. 한 살 한 살 주름 깊어가는 오빠 모습에 아쉬움 가득. 쩌렁 쩌렁 울리는 휴대폰 소리. 저멀리 오빠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얼른 보고 싶은게다. 쑥쓰러움에 다 말하지 못해도. 부끄러움에 모두 표현 못해도 괜찮다. 두 손 마주 잡고 눈만 바라봐도 이렇게 좋은 것을. 따뜻함, 애틋함, 사랑 가득안고 도착해서일까. 그해 천안은 따뜻했다. 차디찬 겨.. 2023.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