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 애덕송>
그의 이름은 스폰지이다.
그는 위엄을 떨지 않으며
준엄하게 위압하지도 않는다.
언제나 자신을 비우고 부드럽고
편안하게 남을 기다린다.
공의 사상으로 다져진
그의 성미는 밀어낼 줄을 모른다.
물을 엎지르며 인내를 시험하는데도,
아는지 모르는지 말없이 적셔 간다.
더 품을 수 없을 때까지 견디다가
한 귀퉁이로 조금식 흘려 보내는
모습에 숙연해진다.
부딪쳐도 소리없이 자리를 비켜 주거나
나동그라질 뿐이다.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촉촉한 성품을 흡인하는 실력과 압력을
참아내는 데는 감히 따를 자가 없다.
<나팔꽃 연가>
넓지 않아도 좋다.
검은 씨앗 하나 품을 땅이면 족하다.
돌벽에 뚫린 물구멍으로도 고개 내밀고
하늘 향해 부지런히 달리고 싶어하는 열망,
삶의 방향이 불투명한 날의 해를 맞으면서도
휘청거리는 몸짓으로 펼치기 좋아하는
나팔꽃을 나는 사랑한다.
지금은 상황의 겨울,
씨앗으로 마음의 봄을 기다린다.
해를 안고 익은 사랑,
때가 되면 추억도 버리고 떠날 나는
한 송이 나팔꽃입니다.
<빈 손>
사람은 태어나서 세 가지 것을 이루고 가면
복된 삶이라고 한다.
머리로는 지혜를 깨치고,
가슴에는 사랑을 담으며,
손에는 일을 가지고 죽는 날까지
배우며 살다가 가는 것을 말한다.
빈손은 희망이며 충만이다.
손이 비었을 때 모든 것이 보인다.
삶 전체가 손안에 펼쳐져 운명을 점치고
장부의 치료를 하는 것을 보면
손은 영육의 대리물일지도 모른다.
태어날 때는 비밀스럽게 감추다가
갈 때는 펴고 가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의 떨침인지,
한결같이 손을 펴고 간다.
값진 일과 좋은 인연을 쥐었다가도
놓고 가야 한다.
펼친 손은 정직함을 의미하여
인도의 어느 정당은 펼쳐진 손을
심벌마크로 택하기도 했다.
좋은 일에 박수 칠 때,
다정한 사람과 손을 마주잡을 때도
빈손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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