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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화두가 있는 칼럼

마음을 가꾸어야 하는 이유, 여기에 있습니다.

by 100점짜리 인생 2023. 8.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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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가꾸어야 하는 이유, 여기에 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축복된 삶을 위해 무엇을 가꿀까요? 자기 몸을 가꾸고, 스펙을 가꾸고 집을 가꿉니다. 더 멋진 몸, 더 넓은 아파트를 얻고자 합니다. 예전에 없던 네일샾이 인기있고 요즘은 눈썹까지도 가꿉니다. 영끌을 해서라도 아파트에 올인합니다. 그런데 의학박사 이무석의 저서, <마음>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환경 속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행복할 수 있는 마음 자세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마음 관리가 행복한 삶의 열쇠다”.
 
몸을 가꾸듯 마음을 가꾸어야 합니다. 몸을 가꾸지 않으면 몸이 망가지듯 마음을 가꾸지 않으면 마음이 무너집니다. 몸을 가꾸는 만큼 마음을 잘 이해하고 가꾸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몸을 잘 알아야 하는 만큼 마음도 잘 알아야 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밭과 같습니다. 특히 길가, 돌밭, 가시떨기밭이 그렇습니다.
길가는 길의 가장자리, 길의 양쪽 옆을 말합다. 여기는 많은 사람, 자전거, 요즘은 퀵보드까지 쌩쌩 오갑니다. 게다가 개와 고양이도 지나다닙니다. 그렇기에 길가는 딱딱합니다.
사람의 마음은 길가와 같습니다. 마음에는 하루에 수 많은 생각, 감정이 오갑니다. 깊은 생각, 잡생각, 헛생각을 하기도 하고 미움, 사랑, 슬픔, 기쁨, 우울 등의 감정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런데 마음은 어떤 면에서 신비하고 이상한 곳입니다. 머리로는 알아도 내 생각이 옳거나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옳은 이야기도 기분 나쁘게 말하면 마음을 걸어 잠급니다. 그래서 쉽게 길가처럼 딱딱해집니다. 이럴 때면 귀가 있어도 들리지 않습니다. 마음에도 겨울이 온 듯 딱딱해져 씨도 먹히지 않습니다. 때론 진실임을 알면서도 고의로 받아들이지 않는 삐뚤어진 마음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돌밭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은 좋은 밭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돌들로 가득합니다. 저도 시골에서 밭일을 하다가 크고 작은 돌을 자주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정말 돌이 아니라 작은 바위 수준의 돌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씨가 심기고 자라는 것 같지만 돌 때문에 뿌리내리지 못합니다. 해가 나올 때는 말라버립니다.
사람도 대부분 이런 마음의 돌밭이 있습니다. 겉은 착하고 아무 문제없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모두 그 속에는 크고 작은 미움과 증오, 슬픔과 아픔, 불신의 돌들이 있습니다. 세월호, 이태원 대참사를 겪게 되면 돌이 아니라 바위덩어리 정도의 트라우마가 마음을 채웁니다.
사람의 마음에 왜 이런 돌들이 있는 것일까요? 마음은 쉽게 상처받고 병들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아주 작은 시선에도 마음은 상처받습니다. 쉽게 깨지고 부서지는 유리같습니다. 때론 미움으로, 슬픔으로, 우울감으로 고통합니다. 이것이 계속되면 몸이 병들 듯 마음도 병이 듭니다. 왜 그럴까 싶을 정도로 누군가를 쉽게, 과도하게, 병적일 정도로 미워합니다. 그러면 이런 사람은 이래서 사랑할 수 없고, 저런 사람은 저래서 사랑할 수 없습니다. 이렇듯 사람의 마음에는 크고 작은 돌들이 자리잡고 있지요.
 
마지막으로 가시떨기 밭입니다. 가시떨기밭은 원래 좋은 밭인데 가시가 자라서 씨의 기운을 막는 게 문제입니다. 이런 가시들을 그대로 두면 밭은 곧 황무지가 됩니다. 우리 마음에 있는 가시는 무엇일까요? 세상의 염려와 재물의 유혹이 그것입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은 고해, 고통의 바다와 같습니다. 수능, 진로, 취업, 건강 등의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옵니다. 문제는 사람이 쓸데없이, 일어나지 않은 미래 일을 염려한다는 사실입니다. 월요일 출근해서 할 일을 토요일 저녁부터 염려합니다. 중간고사 좀 망쳤다고 기말고사를 염려합니다. 반대로 쉽게 재물의 유혹에 넘어져 힘들게 쌓아온 삶이 무너집니다. 죄짓고 타락하여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사람이 왜 염려와 유혹에 시달리는 것일까요? 사람의 마음이 어린 아이같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약하고 어리석습니다. 우리 마음은 약한 어린아이처럼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판단하지 못합니다. 괜한 염려에 시달립니다. 또 약한 사람이 쉽게 넘어지듯 유혹에 걸려 넘어집니다. 가시에 찔리면 피나고 고통스럽습니다. 이 세상의 많은 염려와 유혹의 가시에 찔려 평생 그 고통하는 것, 이것이 바로 가시떨기밭 같은 마음입니다.
 
사람의 마음은 한마디로 밭과 같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고 가꾸지 않은 밭과 같습니다. 물질 세계에 존재하는 열역학 제2법칙, 엔트로피 법칙이 있습니다.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시간이 흐르면 질서에서 무질서한 것으로 변화한다는 그 법칙. 그런데 사람의 마음 세계에도 이 법칙이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맛있는 커피도 내버려 두면 식고 부패해지듯 마음도 쉽게 길가, 돌밭, 가시떨기밭이 되어 무질서해지기 때문입니다. 내버려 두었는데 좋은 밭이 되는 경우는 없기 때문입니다. 마음은 딱딱하고 미움과 슬픔의 병을 앓고 괜한 염려와 작은 유혹에 고통합니다. 이런 마음 밭에서는 결코 열매 맺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마음 가꾸는 데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마음을 가꾸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물론 몸도 집도 가꾸어야 합니다. 축복된 삶을 위해 필요합니다. 문제는 그것에만 올인하기 쉽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마치 병든 사람이 좋은 아파트만 사려고 몰두하는 것과 같습니다. 건강을 잃으면 아무리 좋은 집도 아무런 소용없습니다. 이것이 마음을 가꾸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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