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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기타 북리뷰

순례주택(저자 유은실) 독서후기

by 100점짜리 인생 2021.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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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공화국, 참다운 주택의 의미를 찾다.

문재인정부에서 대표적인 실패는 흔히 부동산정책이라고 한다. 이제 서울지역 아파는 평당 1억이 되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중구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가운데서 순례주택이란 책 제목부터 신선하게 다가왔다.

순례주택은 아파트공화국,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청년들도 영끌해서 아파트를 사니 말이다. 원더 그랜디움에 사는 주인공 오수림의 가족은 사람을 집의 가격이나 브랜드로 구별한다. 자신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1군, 빌라에 사는 사람들은 빌거지로 차별한다. 이런 그들은 단지 생물학적 가족에 불과할 뿐 가족애를 찾을 수 없다. 자립적, 독립적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손을 빌어 살아간다. 이사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약간은 극단적인 의존적 인물들로 묘사한 것은 약간 옥의 티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사람들은 작은 가능성만 있다면 땀흘려 일하기 보다 불법을 해서라도 사재기를 하고 투기를 한다. 그 만큼 탐욕과 돈의 노예가 된 실상이리라.
그런데 순례주택 김순례씨는 땀흘리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은 순례씨 스타일이 아니다. 도로확장공사로 순례주택의 시세가 두배로 뛰고 꽤 많은 보상금을 받은 것을 도리어 마음불편해 한다. 그리고 입주자들에게 와이파이, 옥탑방, 옥탑정원을 공유한다. 임대료도 시세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만 받는다. 그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물론 엄청나게 많은 돈벼락 부자는 아니다.
그렇다. 책의 제목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그는 인생이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삶은 단지 지구라는 별을 여행하는 순례자인 것을 말이다. 그래서 그에게는 탐욕과 돈에 노예되지 않은 참 자유가 느껴진다. 그에게는 그래서 인간미와 따스함이 느껴진다. 약자인 입주자들을 향해 갑질하지 않고 그들의 형편을 살핀다. 자신에 대해 까칠했던 오수림 가족이 그의 순례주택에 입주할 땐 보복보단 그의 형편을 감안에 보증금도 받지 않는단다. 1군에선 찾을 수 없는 사람냄새, 따스함과 온기가 그에게서 느껴진다.

물론 순례자의 자세로 산다고 해서 아파트에 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순례주택은 반드시 빌라일 이유도 없다. 나도 가끔은 아파트에 살고픈 마음이 있고, 아파트 하나 장만해서 시세차익을 얻고픈 마음이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아무리 비싼 고급 아파트에 살아도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노예, 가족애도 행복도 없다면 그게 무슨 의미일까. 아파트가 괴물같이 되어간다는 신문기사 제목이 현실이 되는 것 같다.

어느 주택에 살든 사람의 됨됨이와 인격으로 구별하는 그런 세상을 기대한다. 요행과 투기대신 땀흘려 일하고 다른 사람의 형편을 배려하는 우리 시대 또 다른 김순례를 소망한다. 그럴 때 우리가 사는 주택은 자유와 가족애가 넘치는 따스한 행복주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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