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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미도록 추운 봄.나의 어머니를 기리며. 나의 사모곡. 쉬지 않고 세차게 내리치는 찬바람 겨울 한 가운데서. 피할 곳이 없는 좁은 그 도로 위 당신. 그 모진 바람과 추위의 혹독함만이 당신을 맞이 한다. 하지만 그 정도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노상 위 가녀린 콩나물을 펼쳐 놓고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린다. 콩나물만이 에는듯한 겨울 삭풍을 알고 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 그 곳에 서게 한 것이리라. 혹독한 겨울을 온 몸으로 마주했던 당신에게 과연 따스한 봄은 있기나 했을까. 부서진 손과 발을 볼 때마다 당신의 삶엔 추운 겨울만 존재한 것 같다. 내게 찾아온 따스한 봄이 이토록 가슴 저미게 한다. 따스한 봄을 이야기 하는 것 조차 당신에게는 사치였다는 것을. 추운 겨울 한 몸으로 견뎌내신 당신이셨기에. 2024. 5. 2.
'비는 내리고'(봄)/시/용기/겸손/중년/시인 여름같았던 무더위를 식히려는 걸까 쉼없이 내린다. 떠나가는 봄이 아쉬운 내게 줄기차게 내리는 봄비는 친구처럼 반갑다 그 뿐인가 저 하늘에서 이 세상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것으로. 더 낮은 곳이 있다면 이 조차 높은 곳이라며 더 낮은 곳을 향해 행동으로 옮기는 그 용기와 결단. 누가 너를 향해 쉽게 물같다며 조소를 보낼 수 있으랴.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안주하지 않으며 묵묵히 내리는 비. 그런 너의 모습 때문일까. 너 없이는 잠시도 살 수 없는 우리 인생. 너의 절반이라도 닮길 바라면서 내리는 너를 바라본다. 2023. 4. 21.
'시'(봄)/'죽음, 생명의 또 다른 이름'/ 부활 / 중년의 시인 / 겨울 죽음 / 겨우내 죽어버린 듯 잿빛 세상. 푸른 빛깔, 멋진 몸매를 뽐내던 나무도 화려한 잎들 떠나보내고 앙상한 마른 몸에 회색옷으로 갈아입었다. 푸른 풀, 들꽃 출렁이던 들판도 바짝 말라버린 잎들과 먼지만이 나뒹군다. 그렇게 겨울은 우리에게 만물이 죽어버렸다고 말하는 것 같다. 초라하게 끝나는 것이라고. 하지만 초록으로 피어오르는 산야, 동토를 뚫고 올라오는 나물들을 보라. 떨어진 잎사귀와 씨앗은 이듬해 새로운 푸른 잎들과 꽃으로 태어난다고 노래하고 있다. 겨울되어 죽은듯 하지만 죽은게 아니라고, 그렇게 끝난게 아니라고. 푸른 잎사귀와 멋진 꽃들 다 떨어진 나무처럼 휘어지고 메마른 앙상한 몸 힘없이 겨우 지탱하는 볼품없어진 내 영혼 또한 추운 겨울처럼 느껴질 때. 겨울이 되고 봄이오는 길목에서 죽음은 생명, 부활.. 2023. 4. 16.
'봄'(시)/봄의 한가운데서 / 생기 / 꽃 / 중년의 시인 겨울 지나 어김없이 봄이 온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혹독한 겨울에도 봄은 오고야 만다. 봄의 한 가운데서 피어오른 꽃들. 잿빛으로만 가득했던 세상에 오색 찬란한 옷, 푸르른 생기를 불어넣은 위대한 봄. 인생의 고단한 겨울에도 봄은 오리라. 인생의 청춘 한 가운데서 그 찬란하고 푸른,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고. 2023.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