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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쓰는 시/자연(4계절)

'저미도록 추운 봄.나의 어머니를 기리며. 나의 사모곡.

by 100점짜리 인생 202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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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미도록 추운 봄>

쉬지 않고 세차게
내리치는 찬바람
겨울 한 가운데서.

피할 곳이 없는
좁은 그 도로 위
당신.

그 모진 바람과
추위의 혹독함만이
당신을 맞이 한다.
 
하지만
그 정도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노상 위 가녀린 콩나물을
펼쳐 놓고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린다.

콩나물만이
에는듯한 겨울 삭풍을
알고 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
그 곳에 서게 한 것이리라.

혹독한 겨울을 온 몸으로
마주했던 당신에게
과연 따스한 봄은 있기나 했을까.

부서진 손과 발을
볼 때마다
당신의 삶엔 추운 겨울만
존재한 것 같다.

내게 찾아온
따스한 봄이
이토록
가슴 저미게 한다.

따스한 봄을 이야기 하는 것 조차
당신에게는 사치였다는 것을.

추운 겨울
한 몸으로 견뎌내신 당신이셨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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