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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화두가 있는 칼럼

'이제부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콘텐츠 머니타이제이션'/나로 살아가는 삶 / 넬슨만델라 / 개별성 / MZ세대 레이블링

by 100점짜리 인생 202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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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3> 콘텐츠 머니타이제이션 / 이제부터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세월이 흘러가면 어디로 가는지 나는 아직 모르잖아요. 1980년대 중반 큰 인기를 얻은 이문세 ”나는 아직 모르잖아요“의 일부다. 당시 원하는 대학의 입학 실패는 곧 인생 실패로 다가왔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내 인생과 흡사해서 얼마나 자주 불렀는지 모른다. 고등교육을 받고 졸업까지 했지만 명문대학과 좋은 성적만이 인정받는 세상의 기준 앞에 '나'란 존재는 없다시피 했다.
명문대학에 입학한 친구와의 비교의식만이 내 영혼에 남았다.

우리 사회에서 부동산은 늘 폭발력 높은 사회 이슈다. 특히 젊은이들의 아파트 투자 열기가 뜨겁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를 분석한 결과 2030 세대(20대 이하 포함)의 전국 아파트 매입 비중은 평균 31%로 집계됐다. 특히 서울은 2030 세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41.7%로 40%를 넘어섰다. 2019년의 31.8%, 2020년의 37.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왜 그럴까. 아파트는 더 이상 주거공간이 아니라 부와 사회적 신분을 의미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파트의 유무, 크기와 위치에 따라 우월감과 열등감을 느끼며 사는 게 우리의 현주소다.
이외에도 세상에는 피부색, 종교, 종족, 계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자존감을 짓밟고 차별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내가 '나'로 살기 힘든 슬픈 자화상이다.

그런데 부동산에 유의미한 특성이 있다. 부동산의 자연 특성 중 하나인 개별성(個別性) 즉 모든 부동산에는 개별적인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표상의 어느 한 지점에 있느냐에 따라 환경, 경관, 위치, 지형, 지세, 지반 등 동일한 것이 없다. 설령 같은 아파트라고 해도 층과 호 그리고 경관, 일조 상태가 다르다. 물적 상태가 동일한 아파트는 없다.

이런 개별성은 부동산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봄소식을 알리는 봄꽃을 살펴보자.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간다는 동요 속 나리 나리 개나리꽃, 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 길잡이 오 내 사랑 목련화, 일제 치하 찬란한 광복의 봄을 기다리던 시인의 친구 모란꽃 그리고 제주도의 홍보대사가 되어 버린 유채꽃까지. 그들은 색깔, 모양, 꽃말, 개화 시기 등이 다양하고 고유의 개별성이 있다.
우리는 꽃들을 다르다고 차별하지도, 비교하지도 않는다.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한다. 시와 노래와 이야기로.

인간 또한 얼굴, 성격, 재능이 모두 제각각이다. 같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쌍둥이도 예외는 아니다.
인간은 각기 나라, 시대, 지역이라는 삶의 지표 위에 산다. 그 지표 위에서 한 점을 이어 선을, 그 선으로 면을, 그 면으로 지워진 삶의 집은 세상에 유일무이하다. 그 뿐인가. 인간에겐 이성(理性)이 있다. 그래서 본성(本性)대로 살지 않고 선과 악, 옳고 그름을 분별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
또한 영혼(靈魂)이 있어 먹고 마시는 육체(肉體)의 만족을 넘어 삶과 죽음, 존재 의미와 목적을 고민하지 않던가. 각자의 삶의 위치에서 선과 정의, 나만의 삶의 의미와 목적을 좇아 사는 것. 이것이 인간의 존엄한 개별성이요 내가 ‘나’로 사는 것이리라. 이런 세상에는 비교의식과 차별이 없고 선과 정의는 봄꽃처럼 피어날 것이다.

여기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 흑인 대통령이자 인권운동가 넬슨 만델라가 있다. 그가 학창 시절 학교에서 배운 내용은 모두 백인 이야기였고 흑인은 노예나 강도로 소개되었다. 철저한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때문이다. 이에 항거한 그에게 돌아온 것은 27년(46세~73세)이라는 긴 수감생활이었다. 나이 70을 넘어 석방되었으니 백인에 대한 분노, 절망감이 얼마나 컸으랴.
훗날 만델라는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어떻게 감옥 생활을 하면서 복수심이 아닌 용서의 마음을 가질 수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만약 내가 감옥에 있지 않았다면 인생의 가장 어려운 과제, 즉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일을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감옥에 앉아서 생각할 기회는 바깥세상에서 가질 수 없는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감옥 생활이 도리어 미움과 복수심의 본성을 극복하고 ‘나’로 사는 기회가 되었으니 말이다.
실제 그는 대통령이 되어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지 않고 화합과 용서에 힘썼다. 진실화해위원회를 구성해 인권침해 범죄의 면모를 밝혔지만 단 한 명의 처벌도 없이 사면했다.
그러면서 ”용서하되 잊진 않는다“는 명언과 함께 용서와 사랑에 기초한 정의를 실천했다. 마침내 인종차별정책을 종식시키고 그의 조국과 인류에 꽃이 되었다.

최근 더에스엠씨그룹 김용태 대표이사의 저서「콘텐츠 머니타이제이션」에서 MZ 세대의 살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들은 세상이 정의하는 ‘나’를 거부하고 자신의 개별성에 따라 내가 인지하는 ‘나’에 집중한다. 뭉뚱그려 생각했던 자신을 난 이런 사람이야 하고 스스로를 찾아가며 희열을 느끼는 세대다. 스스로 자신의 캐릭터를 부여하는 레이블링(Labling) 열풍이 이를 증명한다.
다른 사람의 삶을 따라 하지 않고 ‘나’로 살아가는 그들이 아름답다. 이들의 삶이 모든 세대에 전파되어 이제부터 ‘나’로 살기로 다짐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학력과 사회적 신분이 어떠하든 인간이기에 누구나 존중받는 세상, 봄꽃보다 아름다운 꽃이 만개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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