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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14

'저미도록 추운 봄.나의 어머니를 기리며. 나의 사모곡. 쉬지 않고 세차게 내리치는 찬바람 겨울 한 가운데서. 피할 곳이 없는 좁은 그 도로 위 당신. 그 모진 바람과 추위의 혹독함만이 당신을 맞이 한다. 하지만 그 정도의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노상 위 가녀린 콩나물을 펼쳐 놓고 하염없이 손님을 기다린다. 콩나물만이 에는듯한 겨울 삭풍을 알고 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이 그 곳에 서게 한 것이리라. 혹독한 겨울을 온 몸으로 마주했던 당신에게 과연 따스한 봄은 있기나 했을까. 부서진 손과 발을 볼 때마다 당신의 삶엔 추운 겨울만 존재한 것 같다. 내게 찾아온 따스한 봄이 이토록 가슴 저미게 한다. 따스한 봄을 이야기 하는 것 조차 당신에게는 사치였다는 것을. 추운 겨울 한 몸으로 견뎌내신 당신이셨기에. 2024. 5. 2.
<겨울 독감, 아들과 아내 그리고 나의 어머니> 혹독한 겨울, 독감으로 고생하는 아들을 향한 아내의 모성애. 그런 아내의 모습에서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잠이 오지 않는가 보다. 아니 잘 수가 없었을 것이다. 추운 겨울에도 짧은 옷 입고도 아픈 줄 모르던 막내. 그럴 때면 어찌나 말이 많고 쉼없이 움직이는지 정신을 빼놓곤 했다. 그러던 아들이 있는지 없는지 아무 말 없다. 기침 소리 끙끙 앓는 소리만이 간혹 고요를 깬다. 아내는 그런 아들 모습에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마치 자기 자신이 아픈 것처럼. 기침 소리에도 가슴 철렁하고 앓는 소리에는 마음 마저 무너졌을 터. 자식이 아프면 그렇게 아파하는 이. 그 이름 어머니. 어두운 얼굴을 묻고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는 말없이 나선다. 찬 바람 휘몰아치는 겨울 추위도 잊어버린 듯. .. 2024. 1. 3.
'시'(봄)/'죽음, 생명의 또 다른 이름'/ 부활 / 중년의 시인 / 겨울 죽음 / 겨우내 죽어버린 듯 잿빛 세상. 푸른 빛깔, 멋진 몸매를 뽐내던 나무도 화려한 잎들 떠나보내고 앙상한 마른 몸에 회색옷으로 갈아입었다. 푸른 풀, 들꽃 출렁이던 들판도 바짝 말라버린 잎들과 먼지만이 나뒹군다. 그렇게 겨울은 우리에게 만물이 죽어버렸다고 말하는 것 같다. 초라하게 끝나는 것이라고. 하지만 초록으로 피어오르는 산야, 동토를 뚫고 올라오는 나물들을 보라. 떨어진 잎사귀와 씨앗은 이듬해 새로운 푸른 잎들과 꽃으로 태어난다고 노래하고 있다. 겨울되어 죽은듯 하지만 죽은게 아니라고, 그렇게 끝난게 아니라고. 푸른 잎사귀와 멋진 꽃들 다 떨어진 나무처럼 휘어지고 메마른 앙상한 몸 힘없이 겨우 지탱하는 볼품없어진 내 영혼 또한 추운 겨울처럼 느껴질 때. 겨울이 되고 봄이오는 길목에서 죽음은 생명, 부활.. 2023. 4. 16.
'깨어진 그릇'(겨울)/시/마음/연약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던져져 버린 깨진 그릇 하나. 작은 충격에도 금새 깨지고 마는 그릇. 추운 겨울이기에 차가운 현실과 깨진 그릇의 모습이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면서 인간의 마음도 깨진 그릇 같음을 고백한다. 추운 겨울 버려진 깨어진 그릇. 내동댕이쳐진 듯 싸늘한 겨울보다 더 차디찬 사람들의 외면. 아무런 관심도 어떠한 애정도 사라진지 오래. 그 자리에 슬픈 외로움, 지독한 그리움만 가득하다. 볼품없고 까칠해져 사라져 버린 빛깔 쌓이는 먼지. 내 마음은 깨어진 그릇. 무심코 던진 작은 한 마디에도 마음의 금이 가듯 쉽게 갈라져 파편이 되어버린 마음의 조각들. 마음에 담겨진 아름다운 보물들 산산이 쏟아진다 식어버린 사랑 무관심한 눈빛, 이기적인 시선만이 남는다. 깨어진 그릇에서 연약한 나의 실상을 .. 2023. 2.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