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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입구역으로
가는 길 옆.
장미와
작은 나무 가지들이
예쁘게 꽃단장을
했나보다.
가시에 찔리지 않고
가지에 넘어지지 않도록
그 누군가의
예쁜 손길이 미소짓게 한다.
찰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에
시원함 마저 더해져
출근길 발걸음이 행복하다.

그러던 어느 날
장갑도 없이 길가까지 내려 온
장미덩쿨과 나무가지들과
씨름하시는 할아버지 손길. 굽어진 허리
주름진 손등
눌러쓴 모자까지. 할아버지의
보이지 않는 손길.
보는 이
알아주는 이 없는데도
땀흘리는 그의 모습은
고결하기까지 하다.
장미 가시에 상처를 입을까
나무가지에 걸려 다칠까
염려하는 할아버지의
심정 때문이었을까.
풍진 세파에
찔리고 다친 아픔에
다치지 않길 바라는
사랑때문이었으리라.

가로수 길에서
깊은 주름 만큼
깊은 삶의 아름다움을 본다.
내 삶이
아름다운 것은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아름다운
손길 때문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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