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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함께 쓰는 시61

‘가을 문턱에서...’/비에 대한 단상/단비,홍수,보배/봄,여름,가을 / 삶과 나를 일깨운다 / 밤새 쉬지 않고 대지를 적신다. 잠자는 동안 조용히 찾아와 나의 마음을 두드린다. 차가움을 한움큼 들고 찾아온 가을비. 내리는 모습, 모양은 같지만 다 같은 비가 아니다. 차가운 대지에 봄 기운을 불어넣기도 하고 작열하는 태양에 한 바가지 시원함을 내어주기도 하고 그 뜨거운 여름을 물리치고 가을 문턱으로 초대하기도 한다. 그 뿐인가 오랜 해갈 끝에 내리는 단비, 여름철 농작물을 쑥쑥 자라게 하는 보배도 있다. 하지만 거대한 홍수로 변해 자연에 대해 외경심을 갖게 하면서 옷깃을 여미게 하기도. 때론 시원함을, 즐거움과 희열로, 삶을 돌아보며, 겸손으로 옷입히기도 한다. 그렇게 너는 세상과 삶에 변화가 있음을 내 영혼에 일깨운다. 일상에 파묻혀 살지 말라고 세상과 자신을 돌아보며 살라고, 가을문턱에 찾아온 .. 2022. 9. 5.
'비'(여름)/하늘에서 내리는 비/부모님의마음처럼/공평과사랑 출근길 내리는 비, 하늘에서 내리는 비 하늘에서 내리는 부모님의 눈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른다. 그러자 비는 내편, 네편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내리듯 모두를 품어주시던 부모님이 오버랩된다. 그리운 부모님이 생각나는 오늘. 사랑합니다. 아버님, 어머님 이억만리 하늘 끝에서 내려온 너 저 높은 곳에서 이 낮은 곳으로 내리는 비. 하늘로 가신 부모님 소식을 알려주러 온 걸까 너는 아무 말없이 조용히 내린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처럼. 당신의 아들 딸 보고 싶어 흘리시는 부모님의 눈물일까 부모님 얼굴 봤느냐 만나본 적이라도 있느냐 말 좀 해다오. 애태우듯 말하지만 말없이 내린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와 내편, 네편 가리지 않고 모든 대지를 적시는 너의 모습에서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 2022. 7. 21.
'화살'(고은)/미래로 나아가는 삶/안주하지 않고 직진하라/ 활시위를 떠난 화살!!! 창공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 그에게서 온몸을 던져 나아가는 시인의 시상이 아름답다. 그가 가진 것, 누린 것, 쌓은 것. 한마디로 과거와 현재를 버리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화살의 삶일까? 멋지게 날아가는 화살이 뇌리에 떠오른다. 화살같은 삶을 사모하면서... 고은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가서는 돌아오지 말자 박혀서 박힌 아픔과 함께 썩어서 돌아오지 말자. 우리 모두 숨끊고 활시위를 떠나자. 몇십 년 동안 가진 것. 몇십 년 동안 누린 것 몇십 년 동안 쌓은 것 행복이라든가 뭣이라든가 그런 것 다 넝마로 버리고 화살이 되어 온몸으로 가자 허공이 소리친다 허공 뚫고 온몸으로 가자 저 캄캄한 대낮 과녁이 달려온다 이윽고 과녁이 피 뿜으.. 2022. 7. 21.
'너에게 묻는다'(안도현)/뜨거운 사랑 연탄처럼/헌신과 열정의 삶을 살려면 생각하면 삼라만상은 인간의 스승같다. 그 속에 녹아 있는 이치를 보면 무릎을 치는 지혜가 가득하다. 어린 아이처럼 순수하고 때론 겸손해야 이 지혜가 들리고 보여진다. 오늘 '나'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 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던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로 찰 수 있는가? 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 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 있는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2022. 7.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