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부부가 함께 쓰는 시/자연(4계절)50

'발걸음'/부부공저 시집(여름)/아름다운 삶을 사는 발자취/희노애락의 삶/ 2호선 방배역에서 하차하는데 그날따라 발걸음이 눈에 들어왔다. 얼굴 생김만큼이나 다양한 발걸음,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았다. 사람들의 발걸음엔 삶이 있고 희노애락이 있다. 즐거움과 아픔이 공존한다. 출퇴근할때 마다 거의 매일 이용하는 방배역. 어느날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나를 사로잡는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종종 걸음으로 재촉하는 그들. 삶의 무시무시한 무게에 짓눌려 구부정하게 걷는 이가 있다. 한쪽 어깨에 짊어진 짐이 유독 무거워 기울어져 걷는 발걸음. 쉼없이 달려와서 지쳤던 걸까 한쪽 신발을 끌다시피 하고 홀로 지탱하기 힘든 고난들이 연거푸 몰려와 이젠 지팡이가 걸음걸이의 친구가 되었다. 그들의 발걸음엔 그렇게 그들의 삶이 담겨 있다. 고단함과 무거움과 지난날의 즐거움과 아픔까지. 매일.. 2022. 6. 17.
'부부공저 시집'(여름)/'뒷모습'/생일에 떠오르는 어머니의 뒷모습/땀과 헌신의 눈물/어머니의 사랑이 특별한 이유 어르신만 뵈면 어머님이 생각납니다. 뒷모습이 보이면 사랑이 시작된다고 했나요. 시간이 흐를수록 어머니의 뒷모습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그토록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셨던 어머니. 생일날, 당신의 땀과 눈물이 사무치게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동대입구역으로 향하는 출근길. 에스컬레이터에 앉은 할머니가 내 눈을 사로잡는다. 양 손에 걸레를 잡고 에스컬레이터에 앉아 걸레질하는 그녀의 뒷모습. 구부정한 허리가 적지않은 나이를 말해주건만 깨끗이 청소하시려는 그녀에게서 어머니의 진한 마음이 전해온다. 그래서일까. 이른 아침인데도 한여름 뙤약볕에서 일한 농부처럼 땀이 베어 있는 그녀의 뒷모습. 농번기때면 이른 새벽 밭일하러 가시던 어머니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웃자라는 풀들 메마른 땅들과 사투를 하듯 .. 2022. 6. 14.
'부부공저 시집(여름)'/'폭포'/폭염속 시원함을 맛보다/장충단공원에서 피서. 장충단공원에서 러닝하다가 작은 폭포에게서 폭염의 여름가운데 모두에게 시원함을 주고, 쉼과 위로를 더하는 폭포의 비밀들에 빠진다. 한 없는 추락, 물은 그렇게 자신을 던진다. 그 높은 곳에서 곤두박질 하는 그 순간 얼마나 두려울까. 끝없는 나락 보이지 않는 심연 속으로 내던져지는 그는 얼마나 무서울까. 추락 속에서 그의 몸은 갈기 갈기 찢어지고 부서지는 순간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그러나 그는 안다. 추락하는 곳에서 시원케 하는 생명이 피어나는 것을.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 누군가의 고통이 치유되고 쉼과 위로가 된다는 것을. 그렇게 그는 폭염 속에서도 시리도록 차가운 연기로 태어난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화마같은 여름에 몸을 던지면서. 2022. 6. 3.
<부부공저 시집(여름)> '보이지 않는 손'/배려와 섬김/내 삶이 아름다운 이유 동대입구역으로 가는 길 옆. 장미와 작은 나무 가지들이 예쁘게 꽃단장을 했나보다. 가시에 찔리지 않고 가지에 넘어지지 않도록 그 누군가의 예쁜 손길이 미소짓게 한다. 찰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에 시원함 마저 더해져 출근길 발걸음이 행복하다. 그러던 어느 날 장갑도 없이 길가까지 내려 온 장미덩쿨과 나무가지들과 씨름하시는 할아버지 손길. 굽어진 허리 주름진 손등 눌러쓴 모자까지. 할아버지의 보이지 않는 손길. 보는 이 알아주는 이 없는데도 땀흘리는 그의 모습은 고결하기까지 하다. 장미 가시에 상처를 입을까 나무가지에 걸려 다칠까 염려하는 할아버지의 심정 때문이었을까. 풍진 세파에 찔리고 다친 아픔에 다치지 않길 바라는 사랑때문이었으리라. 가로수 길에서 깊은 주름 만큼 깊은 삶의 아름다움을 본다. 내 삶이 아.. 2022. 5. 31.